첫 글이라 나는 다소 긴장해 있다.
아마도 두서가 없는 글이 될지도 모르겠다.
나는 간헐적 단식과 키토제닉을 통해 14kg을 감량했고 지금도 감량을 진행 중에 있다.
나는 고도비만의 당뇨환자.
처음 시작을 했을때의 나는 174cm 94kg 35세의 고도비만 남성이었고
심각한 수치(공복 330, 당화혈색소 12.0)의 당뇨 판정을 받은 직후였다.
고지혈증 (LDL 콜레스테롤 237)과 높은 레벨의 중성지방 수치도 덤으로 판정받았다.
나는 거의 터지기 직전의 시한폭탄과 같은 상태였고 의사는 입원을 권유했다.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엄청난 충격을 받고 이것을 되돌려 놓아야겠다고 다짐한 계기가 되었다.
입원은 겁이 났으므로 대신 식이와 운동요법을 철저히 하여 약으로 치료를 받는 것으로 의사 선생님께 약속을 했다.
집에 오자마자 당뇨에 관한 책과 영상들을 검색하고 공부했다.
결과 내가 나도 모르는 탄수화물의 섭취를 아주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이것을 줄여야 한다는 것과 몸무게를 내 현재 체중의 10%를 줄여야 한다는 결론에 닿았다.
의학협회에서 나온 가이드 라인에는 당뇨 환자의 탄수화물의 섭취량이 40프로에서 50프로 정도였다.
단순 당의 섭취는 50g 이하였다.
나는 탄수화물에 대한 배신감과 증오감이 생긴 상태였다. 탄수화물에 대해 잘 이해를 못하고 있는 내 무지의 결과였다.
되도록이면 이것을 멀리하는 방식으로 내 당뇨 수치를 줄이고 싶었다.
그러다가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아주 고맙게도 살도 뺄 수 있고 당뇨도 개선할 수 있다는
저탄고지로 나를 이끌었다.
러브에코님, 닥터 조 선생님 등등 여러분의 케토제닉 전문가들의 영상을 시청하며 내가 시작할 수 있는
키토제닉 라이프의 첫 단추를 풀 수 있었다.
저탄을 시작으로.
우선은 나에게는 70프로의 지방을 주식으로 먹을 용기가 없었으므로 탄수화물의 비중을 줄이는 것으로 시작했다.
밥은 100g 정도로 평소 먹는 양의 5분의 일을 줄여서 한 끼로 먹었고, 라면과 튀김 면류 같은 고탄수 고지방의 음식을 끊었다. 찌개나 반찬은 단백질과 채소 위주로 바꾸었고 고기의 섭취량도 점차 늘려갔다.
탄수화물만 줄이니 나의 식단은 자연스럽게 고지방 고단백으로 되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며칠 정도를 하니 몸무게가 3킬로 정도가 줄었다.
세끼는 그대로 먹고 단지 탄수화물을 끊었을 뿐이었는데 말이다.
몇 킬로를 빼고 나니 당수치도 조금씩 내려가기 시작했다. 약의 효과도 컸겠지만 나는 저탄고지 식단이 체중감량에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음을 확신한다.
당뇨환자들 중의 많은 수가 탄수를 줄이는 것과 체중을 줄이는 문제에 많이 힘들어한다. 그래서 마음껏 고탄수 식을 하면서 약으로 의존을 해 나간다.
이렇게 되면 나중에는 결국 합병증이라는 폭탄이 터지게 된다. 우리 몸은 나이가 들면서 장기나 기관들이 점차 그 기능을 다해가는데 당뇨는 그 속도를 몇 십배 빠르게 가속화시킨다.
나는 더 이상은 내 몸을 혹사시키고 싶지 않았다. 그동안의 마음대로 잘못 살아온 내게 후회했고 반성했다.
나는 어떻게든 내 몸이 나빠지는 속도를 줄이고 다른 보통 사람들처럼 건강하게 늙어가는 생을 보내고 싶어 졌다.
간헐적 단식.
살도 조금씩 빠지고 자신감이 생기면서 나는 간헐적 단식에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처음 시작 한 방법은 16 대 8 단식으로 하루 24시간 중에 8시간을 식사시간으로 하고 16시간을 단식 시간으로 하는 방법이었다. 8시간 내에는 탄수화물이 거의 없는 고지방 고단백의 음식으로 두 끼를 섭취하였고 중간에 간식은 먹지 않았다.
정 배가 고프면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허기를 달랬고 물과 탄산수를 많이 마셨다.
그렇게 열흘 정도 하니 몸무게가 빠지는 속도도 높아지고 근육보다는 체지방이 더 많이 빠지기 시작했다.
내 몸이 케토시스 상태에 완벽하게 적응을 한 것이다.
케토시스라는 말을 이해하려면 호르몬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 이 이야기는 다음에 자세하게 다루기로 하고
쉽게 이야기하자면 지방이 에너지 대사로 쓰이게 되어 내 몸의 지방이 점점 빠져나가게 된다는 것이다.
최소한으로 근손실을 예방하면서 지방만 빠진다니 정말 기분이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수많은 다이어트를 시도해보고 굶어도 보고 운동도 열심히 해보았지만 내가 탄수화물을 줄이지 않는 이상은 모두 헛된 행동이 었음을 알게 된 순간이었다.
나는 어제 월요일에 병원에서 검사를 진행하였고 내 상태를 정리하자면
몸무게 94kg에서 80kg
허리둘레 96.5에서 88cm
공복 당 수치 330mg/dl에서 94mg/dl
LDL 콜레스테롤 237mg/dl에서 35mg/dl
중성지방 315mg/dl에서 112mg/dl
.
.
이렇게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왔다.
몸무게는 아직 비만인 상태로 몇 킬로 정도를 더 줄여야 하지만
두 달 정도 만에 이렇게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었다는 것에 스스로 기쁘고 뿌듯하다.
다시 시작
당뇨는 완치라는 용어를 쓰기가 조심스럽다.
관리를 게을리하면 언제든 수치가 다시 급상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 약을 먹는 중이고 의사 선생님께서는 다음번 방문 때에도 관리가 유지가 된다면 단약을
해도 된다고 하셨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내가 긴장하고 관리의 끊을 놓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유효한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간헐적 단식과 저탄고지는 살을 빼는'방법'이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 그 자체이다.
고지방 식이는 끝까지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지만 적어도 저탄만큼은 내가 평생을 가지고 가야 하는
숙명과도 같은 존재이고 나는 익숙해지고 있다.
비만과 당뇨를 앓고 있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이 되고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다음의 글에서도 더 좋은 결과가 나와서 내 이런 생활에 확신이 되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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